2014. 3. 16. 15:24


CEO 한비자 - 너무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는 말라.


#1

(주)세운시큐어의 김형우 사장.

본인 스스로가 대단히 뛰어나고 자부심도 강한 카리스마형 CEO로 분류할 수 있다.

그의 화통함과 돌파력은 업계에서도 소문이 날 정도이다.

그런데 문제는 실적에 따라 직원에 대한 징계를 너무 단호하게 한다는 데 있다.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숱한 고비를 넘겨온 김사장으로서는, 이런 식으로 단호하게 하지 않으면 군기가 흐트러져 결국에는 모두 나태해 질수밖에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업무 과정에서 실수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직원에 대해서는, 별도로 손해배상까지 하라는 지시를 내려, 필자 역시 이를 말린 적도 있으나, 나름대로 확고한 자기 신념을 갖고 있는 김사장을 설득하기란 힘들었다.

김사장의 논리는 이러했다.
 

"저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이러는 겁니다. 아끼는 직원이지만 실적이 따라주지 못하거나 실수를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불이익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지휘체계가 제대로 서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버텨온 원동력입니다. 물론 실적이 좋은 직원들에게는 그만큼의 보상을 꼭 합니다. 리더라면 정확한 논공행상을 해야죠. 전 그게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 2

하루 하루가 치열한 생존경쟁 현장인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러한 김사장의 입장이 꼭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김사장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정말 실력있는 직원들이 하나 둘씩 회사를 떠나는 것이었다.

떠나는 직원들 중에는 ‘대표이사가 너무 생각이 짧은 것 같다"는 식의 불평을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요한 프로젝트에는 그 어느 직원도 이를 맡으려고 하지 않는 복지부동의 풍조가 점점 만연해져 가는 것이다.

대체 김사장의 이러한 단호함은 어떤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일까?



# 3


“苗而不秀者, 有矣夫, 秀而不實者, 有矣夫”<논어>

“싹을 틔워도 꽃을 피우지 못하는 일이 있고, 꽃을 피워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일도 있다”

논어에 나오는 이야기다.




즉, 모든 것에는 때가 있으며, 또한 사람이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의 힘으로는 할때까지 다 해보고 그 다음엔 하날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기다려 보자는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리라.

바로 이러한 인생살이의 이치를 가르치고 있는 책이 바로 <주역>이다.

아름다운 꽃이 있어, 계속 아름답고 싶지만, 추운 겨울이 오면 어쩔 수 없이 꽃은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꽃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때'의 지배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4


이와 관련하여 한비자에는 이런 설명이 나온다.

"천하에는 확실한 도리가 세가지 있다.

첫째는 지혜롭다고 해서 공적을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둘째는 힘이 있다고 해서 들어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셋째, 강하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형세에 따라 얻을 수 없는 것도 있고, 일에 따라 이룰 수 없는 것도 있다.

때에는 가득 찰 때와 텅빌 때가 있고, 일에는 이로울 때와 해로울 때가 있으며, 생물은 태어남과 죽음이 있다.

군주가 이 세가지 때문에 기뻐하고 노여워하는 기색을 나타내면 쇠와 돌처럼 굳건한 마음을 갖고 있는 벼슬아치라도 마음이 떠날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한비자 사상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진정한 군주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신하의 능력'만을 볼 것이 아니라 '과연 상황과 때가 우리에게 적합했던가'를 따져보는 혜안과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러지 않고, 그 나쁜 결과의 원인을 '신하의 무능력'으로만 귀결시킨다면,

'돌처럼 굳건한 마음을 갖고 있었던' 신하도 마음이 떠난다는 것이다.


# 5


다시 한번 정리하면,

직원의 잘못된 결과를 앞에 두고 '무조건 어버이 같은 마음으로 관대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CEO에게는 그 잘못된 결과가 직원의 잘못 때문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인지'를 세밀하게 살펴서 구분할 수 있는 그런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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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 5. 20:40

한비자의 충언 : 상과 벌은 때와 정도에 맞아야 한다.


● 인용


현명한 군주가 상을 줄 때에는 포근함이 마치 시우(時雨 ; 때 맞춰 내리는 고마운 비)와 같아서 백성들은 그 혜택을 좋아하며,


벌을 줄 때에는 무서운 것이 마치 천둥소리와 같아서 신성(神聖)일지라도 그 노여움을 달랠 수 없다.


그래서 현명한 군주는 상을 아무렇게나 주지 않으며 형벌을 용서하지 않는다.

 


상을 아무렇게나 주면 공신도 그가 할 일을 게을리하게 되고,

형벌을 용서하면 간신이 쉽게 잘못을 저지르게 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정말 공이 있다면 비록 멀고 낮은 신분의 사람일지라도 반드시 상을 주어야 하며,

정말 허물이 있다면 비록 친근하고 총애하는 사람일지라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멀고 낮은 신분인 자가 반드시 상을 받게 되고,

친근하고 총애하는 자도 반드시 처벌당하게 된다면


멀고 낮은 신분인 자가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며,

친근하고 총애받는 자도 방자하게 굴지 않을 것이다. 







● 생각


한비자에 대한 잘못된 이해 중 하나가 공포정치나 전제정치를 무조건 옹호한 것으로 인식하는 점이다.

한비자는 군주로 하여금 때에 맞는(timely) 상을 내려야 하며(時雨), 아무리 측근이라 하더라도 잘못이 있을 경우에는 공평무사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영(令)'이 설 것이다.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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