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26 01:29

조우성 변호사의 '그라운드의 한비자, 김성근' (9)

리더의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예측과 준비

 

# 1

 

김성근 감독은 실눈을 뜨고 경기상황을 지켜보고 메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연 그는 그 속에서 무엇을 발견하려는 걸까?





그는 세밀한 관찰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 속에서 조짐과 기미를 발견해서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 2

 

"국무상강 무상약"(國無常强無常弱)

언제까지나 부강한 나라도 없고 언제까지나 허약한 나라도 없다.

 

모 항공사 CF에도 등장했던 이 문장은 한비자 유도(有度) 편의 첫 문장이다.





원래 이 문장은 한비자가 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했던 것이다(,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부강해지고 법으로 다스리지 못하는 나라는 결국 멸망하게 된다는 점을 설명하려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문장은 다른 한편으로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경계하며 발전에 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렇듯 리더는 끊임없는 관찰과 성찰을 통해 조직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 3

 

한비자는 현재에 일어나는 사건을 허투루 보아 넘기지 않고 예민하게 집중하면 충분히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기자의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옛적에 주(; 은나라의 폭군)가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자 기자(箕子 ; 주의 숙부)가 이를 보고 두려워했다.

 

기자는 생각했다.

 

상아 젓가락이라면 이를 질그릇에 얹을 수는 없고 반드시 옥그릇을 써야 할 것이다. 상아 젓가락과 옥그릇이라면 콩잎으로 국을 끓일 수 없으며 반드시 모우(털이 긴 희귀한 소)나 코끼리 고기, 또는 어린표범 고기라야만 어울릴 것이다. 모우나 코끼리 고기, 어린 표범 고기라면 해진 짧은 옷을 입고서 띠지붕(띠풀로 지붕을 이은 보잘 것 없는 집) 밑에서 먹을 수는 없으며 반드시 비단 옷을 겹겹이 입고 넓은 고대광실에서 먹어야만 할 것이다. 나는 그 마지막이 두렵다. 그래서 그 시작을 불안해 한다

5년이 지나 주왕이 고기를 늘어놓고 포락(고기 굽는 숯불장치를 의미) 장치를 펼치며 술지게미 쌓은 언덕을 오르고 술 채운 연못에서 놀았다. 은나라는 결국 그 때문에 멸망하였다. 기자는 상아 젓가락을 보고 천하의 화근을 미리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주왕이 상아 젓가락을 선택했다는 사실에서 주왕이 탐욕에 탐닉하는 본성을 가졌다는 점을 파악한 것이 기자의 insight이다. 나아가 주왕의 탐닉 정도가 더 심화되면서 결국에는 왕조 자체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점을 예측한 것은 기자의 foresight이다.

 

모든 일(사건)은 그 뒤에 흔적을 남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그 일(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그 발생의 조짐이나 기미를 보여주는 법이다.

 

조직의 리더라면 항상 예민한 촉각을 유지하여, 조직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짐이나 기미를 잘 간파하고 그에 따른 대비를 해야만 한다. 한비자는 현재의 사실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밝음()’이라고 표현한다.

 

나는 그 마지막이 두렵다. 그래서 그 시작을 불안해 한다라고 말한 기자의 우려. 리더와 CEO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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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6 20:19

한비자의 충언 : 조짐에 민감하라



● 인용

 

옛적에 주(紂 ; 은나라의 폭군)가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자 기자(箕子 ; 주의 숙부)가 두려워했다.


생각하기를 ‘상아 젓가락이라면 반드시 질그릇에 얹을 수 없으며 반드시 옥그릇을 써야 할 것이다. 상아 젓가락과 옥그릇이라면 반드시 콩잎으로 국을 끓일 수 없으며 반드시 모우(털이 긴 희귀한 소 ; 旄)牛)나 코끼리 고기나 어린 표범 고기라야만 될 것이다.


모우나 코끼리 고기나 어린 표범 고기라면 반드시 해진 짧은 옷을 입거나 띠지붕(띠풀로 지붕을 이은 보잘 것 없는 집) 밑에서 먹을 수 없으며 반드시 비단 옷을 겹겹이 입고 넓은 고대광실이라야만 될 것이다.


나는 그 마지막이 두렵다. 그래서 그 시작을 불안해 한다‘고 하였다.


5년이 지나 주가 고기를 늫어놓고 포락(炮烙 ; 불에 달군 동기둥을 맨발로 건너가게 하는 극형. 여기서는 고기 굽는 숯불장치를 의미) 장치를 펼치며 술지게미 쌓은 언덕을 오르고 술 채운 연못에서 놀았다.


주는 드디어 그 때문에 멸망하였다.


기자는 상아젓가락을 보고 천하의 화근을 미리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노자에 말하기를 ‘작은 것을 꿰뚫어 보는 것을 가리켜 明이라 한다’고 하는 것이다.


- 유로(喩老) 편 중에서 -

 

● 생각



‘한비자’를 통털어 ‘세난편’ 만큼이나 유명한 부분이 바로 이 ‘상아젓가락’의 예화일 것이다.


동양최고의 고전이라고 일컫는 ‘주역’에서도 ‘조짐’,  ’징조’,  ’기미’를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민감한 사람일수록 작은 정보만으로도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어떤 결과도 한 순간에 발생하지는 않는다.


모든 ‘결과’에는 그 ‘원인’이 있으며, ‘원인’의 앞에는 미세한 ‘조짐’이 있기 마련이다.


오늘날 강조되는 ‘통찰’, ‘Insigt’ 역시 이러한 조짐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그 다음을 예측하는 노력을 통해 길러질 수 있지 않을까.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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