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변호사의 김성근 리더십 스케치
1. 강한 훈련속에 순한 마음을 이끌어 낸다.
리더가 이끄는 대로 자기를 발전시켜 나가는 선수들을 보면 '순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바로 그 순한 마음을 끌어내야 한다는 것. 중요한 점은 바로 그거다.

지나치게 자존심이 강하고 쓸데없는 계산이 빠르면 아무리 훈련이 강해도 탈락한다. 성실하지 못한 자도 탈락한다. 남의 충고를 사심없이 순하게 받아들여야 산다. 그래야 성장한다.
혼자의 힘으로는 한계가 오기 마련이다. 선수들이나 리더나 순한 사람이 이긴다. 순한 선수로 보자면 나는 최정을 꼽는다.
- 김 감독님 강연 중 -
2. 팀을 위한 마음
2011년도, 최정이 빈타에 허덕일 때.
내가 보기에 최정은 그 때 홈런에 미련이 강했다. 그러니 공이 안맞을 수밖에. 감독실로 불러놓고 물었다.
"타자의 베스트는 뭐냐?"
"잘 모르겠습니다."
"타점이다. 너 홈런 30개 쳐?"
"아니요."

"그럼 너 홈런타자 아니지? 제일 중요한 건 주자가 있을 때 그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타점을 올리는거야. 그런 타자가 팀에 가장 중요하다. 알지?"
"네."
"나 같으면 홈런보다는 타자를 불러들이는 데 집중할거야.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뭘 해야겠어?"
최정은 무슨 답을 기다리는 것처럼 내 얼굴을 바라봤다. 나는 강하게 말했다.
"라이트 쪽으로 쳐야 한다. 당겨치지 말고."
"아!"
"홈런 20-30개 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타점이 중요해. 그래야 니가 살아. 팀도 살고. 알겠어?"
그렇게 그는 생각을 바꿨다. 별 거 아닌 것 같다고? 그 뒤부터 최정은 다시 타격에 불이 붙었다. 마음이 편해져서 잘 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목표의식이 생기니까 달라진 것이다. 최정이 다시 순한 마음으로 바뀌었다.
-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중에서 -
3. 부상 선수들에게 '미련'을 갖지 않는다.
# 1
나는 부상자들에게 '미련'을 갖지 않는다. 잔인한 말처럼 들릴 거다. 그런데 결코 그렇지 않다. '기대'는 갖고 있되 '미련'을 갖지 않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허리에 부상을 당한 선수가 있다고 하자. 그에게 기대를 갖고 있다는 말은 그가 비록 부상을 당했더라도 따로 불러 펑고를 쳐준다는 말과 같다. 아픈 부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한다. 자꾸만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뜻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오히려 펑고를 쳐주고 따로 훈련을 시켜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이 때의 펑고는 단순히 훈련의 의미가 아니라 '감독인 내가 아직도 여전히 너를 믿고 있다'는 마음의 표현이다.

# 2
그러나 그 이상 기대를 하게 되면 이때부터 기대는 '미련'으로 변한다.
부상선수는 오히려 감독의 미련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면 자기 컨디션 이상으로 무리를 하게 된다. 당연히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
이 때에는 차라리 확실하게 부상선수는 재활하게 하고 다른 선수로 대체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래야 부상선수도 살고, 그 자리를 대체한 선수도 성장한다.
나중에 부상선수가 더 분발하여 돌아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모든 면에서 플러스다. 이런 모든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2군의 1군화'가 매우 중요하다.
# 3
어떤 선수도 버리지 않지만 모든 선수가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평준화된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 선수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과부하가 발생하지 않는다.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대신 모든 선수들이 백업 요원으로서 제 몫을 해주는 팀, 이것이 SK 시절 승리 비결 중 하나였다.
-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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