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06 23:57

 인생무상과 계약서 


1) 저는 계약법 강의를 시작할 때 항상 불교의 '人生無常'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2) 무상(無常)이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멸(生滅)하며 시간적 지속성이 없음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일반적으로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명제로 무상을 설명합니다. 


3) 모든 것은 생멸변화(生滅變化)하여 변천해 가며 잠시도 같은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마치 꿈이나 환영이나 허깨비처럼 실체가 없다고 합니다. 


즉, 이 현실세계의 모든 것은 매순간마다 생멸 · 변화하고 있으며, 거기에는 항상불변(恒常不變)한 것은 단 하나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의 실상(實相)이라고 봅니다. 


4) 이렇듯 일체는 무상한데 사람은 상(常)을 바라는바, 거기에 모순이 있고 고(苦)가 있다는 거죠. 불교 경전에 "무상한 까닭에 고인 것이다"라고 설명되어 있는 것과 같이 무상은 고의 전제입니다. 


5) 두 사람이 같이 일을 도모하고 의기투합합니다. '우리 이 마음 결코 변하지 않을거야! 잘 해 보자구!' 그리고 그 약속을 계약으로 만듭니다. 


6) 하지만 그 이후 두 사람의 상황은 끊임없이 변해갑니다. 사업이 잘될 때도 변하고 잘못될 때도 변합니다. 본인의 마음이 변하기도 하고 주위의 속삭임 때문에 변하기도 합니다. 


7) '최초 같이 무언가를 도모할 때(A시점)'와 '나중에 상황과 마음이 변했을 때(B시점)'의 차이로 인해 모든 분쟁이 발생합니다. 


8)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런 분쟁을 규율하는 것은 무상한 것이 아니라 '상(常) 한 존재'인 계약서 입니다. 계약서는 A시점에서의 생각을 그대로 담고 있거든요. 


9) 'B시점'의 분쟁을 'A시점'의 계약서로 규율하는 것이 또 하나의 苦(고통)입니다. 


10) 계약 분쟁에는 인간사의 다양한 모습이 다 들어 있는 듯 합니다.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